가을 하면 단풍이 곱게 물든 산을 떠올리게 되는데, 저도 이번에 오랜만에 프랑스의 가을 산을 찾아 등산을 해 보았습니다. 한국의 가을 산처럼 프랑스의 산들도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물들어 정말 아름답더군요. 빨갛고 주황빛의 잎들이 산 전체를 화려하게 덮고 있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풍경에 마음이 설렜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등산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 가을이 아닐까 생각해요. 날씨가 무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얼어붙어 발이 미끄러지거나 눈으로 덮여 힘든 일도 없으니 걷기에 적당하고, 덕분에 산의 다양한 모습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계절이니까요.
프랑스 알프스에 있는 Sous-Dine 산을 오르는 길은 처음에는 자욱한 안개가 가득해서 신비로운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산 중턱쯤에 이르니, 그 안개가 사실은 산허리를 감싸고 있는 구름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구름 사이로 걸어 들어가며 드는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비롭고, 한편으론 비현실적이었습니다. 구름 속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정말 마법 같아서,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산 중턱에 위치한 작은 오두막에 잠시 앉아 구름과 단풍으로 둘러싸인 풍경을 바라보며 자연이 주는 이 특별한 경험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특히,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은 평소에 좀처럼 느낄 수 없는 경험이니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죠. 언제나 그렇지만, 자연이 주는 장엄함과 고요한 아름다움은 아무리 발전된 도시의 풍경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산을 오르다 보니, 곳곳에서 나무들이 쌓여 있는 장면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자연의 일부로 자리잡은 듯했지만, 그 위에 칠해진 페인트 색감이 묘하게 트렌디한 느낌을 주더군요. 자연의 일부인 나무들이 한편으로는 순수한 자연미를 지닌 채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페인트가 덧칠된 부분은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자연과 인공의 경계가 흐려지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 눈에 띈 것은 핫핑크로 무심코 쓰여진 숫자였어요. 그 숫자는 본래의 자연의 색감 속에서 의외로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며, 마치 예술작품처럼 다가왔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색감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이 조화는 정말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조화가 자연 속에서도 가능하구나 싶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담아봤습니다.
등산길은 꽤 가파르고 쉽지 않았습니다. 오르는 내내 다리도 아프고 숨이 차오르기 일쑤였지만, 그럴 때마다 눈앞에 펼쳐지는 멋진 풍경이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 주었어요. 힘든 길을 가면서도 점점 더 고조되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제게 에너지를 주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풍경을 마주할 줄 알았다면, 미리부터 하이킹을 자주 다녀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연의 진정성과 그 여유로운 아름다움은 정말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힘을 가졌습니다.
산과 산이 겹쳐져 이어진 풍경을 보며, 그 웅장함에 압도되었고 동시에 몽환적인 분위기마저 느껴졌습니다. 마치 이 세상에 존재하는 풍경이 아닌, 다른 차원에서 펼쳐진 듯한 신비로움이 있었습니다. 이런 자연 속에서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 또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한참 산을 오르다 보니 출출해지더군요. 그래서 프랑스의 블랑제리에서 미리 사온 점심을 꺼내 들었습니다. 사실, 한국의 김밥이 더 그립긴 했지만, 산에서 먹는 모든 음식은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 덕분인지 정말 꿀맛이었어요. 프랑스 여행의 아마 큰 재미는 프랑스의 음식들이 아닐까요. 레스토랑음식도 맛있지만 프랑스 동네 빵집에서 파는 갓구어진 빵을 구매해서 사 먹는 재미도 참 큰것 같아요. 이번 여행에서도 프랑스 블랑제리 빵집에서 사온 맛있는 빵으로 허기진 배를 든든히 채운 후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 속에서 등산을 하니, 마치 신선놀음을 하는 기분이 들 정도였어요. 발 아래 펼쳐진 구름과 함께 오르는 길이 등산을 더욱 즐겁고 특별하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산을 오르다 보면, 높이 올라갈수록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점점 더 아름다워지며, 자연스레 다양한 생각들이 머리 속에 떠오릅니다. 그 중에서도 등산이 마치 삶의 진리를 담고 있는 과정처럼 느껴지더군요. 오르는 내내 힘들고 지치지만, 그 고비를 넘고 나면 눈앞에 펼쳐지는 멋진 풍경이 마치 그 모든 노력을 보상해 주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합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문득, 삶의 여정도 이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종종 힘든 순간들을 겪고, 그 과정에서 지치기도 하고 의욕을 잃을 때도 있지만, 그런 고난을 견디고 나면 그 끝에는 자신만의 멋진 풍경이 펼쳐지지 않을까요? 마치 산을 오르며 마주한 아름다운 경치처럼, 우리의 삶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간다면 결국은 자신만의 가치 있는 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몽블랑!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이 웅장한 산을 바라보고 있자니, 에비앙 워터도 떠오르고, 몽블랑 만년필도 자연스레 생각나더군요. 벌써 하얀 눈으로 덮여 있는 몽블랑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몽블랑을 직접 눈앞에서 마주할 수 있다니,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이 아름다운 자연의 경관만으로도 마음 깊이 감사한 마음이 드는 걸 보니, 아마 이게 바로 자연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두고 잠시 걸음을 멈추고 휴식을 취해봅니다. 오랫동안 산을 오르느라 지친 다리를 쉬게 하고, 눈앞에 펼쳐진 비현실적인 자연의 장관을 조용히 감상하려고 가만히 앉아 보았습니다. 가슴속 깊이 스며드는 고요한 아름다움이 참으로 특별하게 느껴지네요.
스위스 사람들은 산의 이러한 풍경을 ‘그레이(Grey)’, 회색빛이라고 표현한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정말 어딘가 회색빛이 감도는 느낌이 드는 것도 같습니다. 그 은은한 회색이 주는 차분한 아름다움이 자연의 장엄함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더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눈앞에 펼쳐진 장엄한 경치를 바라보니, 이 산들이 가진 멋진 정기가 나에게도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자연의 힘이라는 게 참 대단하잖아요. 아무리 인간 문명이 발전해도,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자연만의 힘이잖아요. 그 자연 속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신선하고 기분 좋게 다가왔습니다.
프랑스 여행이라면 파리나 리옹 같은 도시에서의 즐거움도 물론 좋지만, 이렇게 산을 오르며 자연을 만끽하는 여행도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프랑스의 산들은 그 스케일도 크고 경치도 정말 멋져서,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거든요.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 구름을 아주 가까이에서 또 한 번 마주했습니다. 마치 천국을 다녀와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랄까요. 세상 어디에서도 이런 멋진 풍경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카메라에 다 담아낼 수 없을 만큼 장엄하고 아름다운 풍경은 아마 오랫동안 제 마음속에 남을 거예요.
혹시 프랑스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꼭 프랑스의 산을 한번 등산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비록 프랑스까지 가지 않으시더라도, 이번 가을에 가까운 산이라도 한번 올라보시는 건 어떨까요? 가을의 시원한 공기와 따뜻한 햇살이 함께하는 특별한 계절감을 모두 만끽하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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