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사진전 전시회를 다녀오다. 미술 전시회이자 그녀의 삶의 회고록.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하면 멕시코가 낳은 세계적인 여성화가이자 삶의 어떠한 굴곡에도 굴하지 않은 강한 여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오래전 그녀의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땐 대부분 아름다운 무언가를 그리는 다른 화가들과 다르게 그녀의 삶의 아픔이 여실이 드러난 작품들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추상적인 느낌이지만 그림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삶의 무게들. 그 그림을 그리는 동안 더 그녀의 상처가 아프고 쓰라리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렇게 그런 아픔을 세계 적인 예술로 승화시킨 그녀의 재능을 보며 예술가는 예술가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전시회는 스위스 로잔에서 열렸으며 그녀의 사진전과 함께 그녀의 작품들이 그녀 삶의 어떤 사건들과 함께 태어났는가를 쉽게 볼수 있어 작품들을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혹시 프리다 칼로를 아직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그녀를 소개하자면 프리다 칼로는 6살에 척추성 소아마비와 사춘기 시절에 전차 교통사고로 생긴 장애에도 불구하고 굴하지 않고 계속 그림을 그린 멕시코가 낳은 세계적 초현실주의 화가이다. 그녀의 예술적 파트너 이자 정치적 동지인 멕시코의 화가 디에고 리베라와의 불운한 결혼생활 역시 예술로 승화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그녀의 예술적 업적도 엄청나지만 그녀의 삶의 일대기 자체가 영화 같아서 더욱 많은 대중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되고 있는 아티스트이다. 

그녀의 짙은 갈매기 눈썹과 화려한 멕시코 의상은 그녀만의 아이코닉한 스타일이기도 한데 한편으론 그녀의 강인함이 외적으로 잘 표출되는 조화라고 생각한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외모 덕분에 인기가 많았으며 그녀도 자신의 자화상을 그리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하지만 어쩜 한 사람의 삶이 저리도 기구할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의 삶은 많은 어려움 삶의 구석구석에 있었다.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그녀에 비하면 대부분의 우리는 얼마나 평범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는가 하는 감사함도 느꼈다. 그 정도로 그녀의 삶은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고난과 힘듦 그 자체였다. 

만약 그녀가 소화마비와 교통사고로 인한 신체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말 천사같은 남편을 만나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보냈다면 그녀의 작품들은 어떻게 그려졌었을까 하는 상상도 해 보았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녀는 천하의 바람둥이 남편을 만나 그의 여성편력에 상처받고 심지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친여동생과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비현실적인 아픔에 한동안 칩거생활에 들어가기까지 한다. 

이 사실도 충격적인데 그녀와 바람둥이 디에고는 두번째 결혼식을 올린다. 물론 보통 사람들에겐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녀는 그만큼 디에고를 사랑했었나 보다. 아무리 자신을 아프게 해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디에고는 프리다칼로에게 그런 사랑이었나 보다. 남녀 간의 사랑은 절대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영역이 있고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의 사랑도 그러했다고 생각한다. 

그전엔 그녀의 작품들만 보며 작품속의 막연히 녹아있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면 이번 프리다 칼로 사진전과 미술작품들의 조화는 그녀의 삶의 일대기를 눈으로 직접 보며 그녀의 삶이 그저 이야기가 아니었으며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삶을 살았던 사람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프리다 칼로의 전시회는 다른 예술가들의 전시회와는 큰 다름이 있는게 그녀의 역경과 모든 아픔을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것 여성이라고 해서 지고지순한 삶을 살은 것이 아닌 그 시대에서도 모든걸 이겨내고 힘차게 살아나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울퉁불통한 삶엔 예쁜 색들이 입혀지고 아름다운 꽃들처럼 많은 사람들의 삶 속에 귀감이 되고 있다.

 

사진전 예술전 하나가 감상하는 사람의 기분을 이렇게 롤러코스터 타듯 만들기도 힘들듯 하다. 프리다 칼로의 다양한 전시회는 세계 각국에서 계속 열리고 있다 그래서 혹시 다른 전시회가 세계 어딘가에서 열린다면 꼭 가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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